스쿠버다이빙에서 장비는 곧 생명입니다. 아무리 숙련된 다이버라 하더라도, 장비가 제대로 조립되지 않았거나 준비가 부족하면 바닷속에서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. 스쿠버장비의 조립 및 준비는 단순한 루틴이 아니라 매 다이빙 전 반드시 철저하게 점검해야 하는 필수 절차입니다.
이 글에서는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도록 스쿠버장비 조립 순서, 조립 시 주의사항과 팁, 작동 전 점검법까지 단계별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.
스쿠버장비 조립 순서 : 단계별 체크리스트
스쿠버장비 조립은 보통 BCD(부력조절기) → 탱크 → 호흡기 → 잔압계 및 인플레이터 연결 순으로 진행됩니다. 아래는 가장 표준적인 조립 절차입니다.
1단계 : 장비 상태 점검 및 위치 확인
- 모든 장비가 이상 없이 깨끗한지 확인
- 탱크는 수직으로 세워 두고, BCD와 호흡기 등은 바닥에 펼쳐두기
-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탱크 밸브는 닫힌 상태로 시작
- 공기탱크의 오링 부분의 이상여부를 확인(균열이 있는 경우 반드시 교체)
2단계 : BCD를 탱크에 장착
- BCD의 탱크 스트랩을 풀고, 탱크 밸브가 BCD의 어깨 지점과 일직선이 되도록 높이를 조절합(개인마다 편차가 있음)
- 벨트를 탱크에 감싼 뒤 꽉 조여 고정한 후 고정이 잘 되었는지 BCD 어깨 부분을 잡고 들어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
TIP: 탱크가 미끄러지지 않도록, 스트랩은 물을 살짝 묻혀 조이면 밀착력이 좋아짐
3단계 : 호흡기(1단계) 연결
- 1단계 레귤레이터의 먼지캡을 벗기고 주호흡기가 다이버의 오른쪽으로 오도록 위치하여 조립(요크 방식이면 밸브에 덮고 조이기, DIN 방식이면 돌려서 끼우기)
- 조임은 손으로 고정하되, 너무 무리해서 잠그면 다이빙 후 풀기 어려우니 손가락 힘만으로 고정
4단계 : 호스 연결 및 배치
- 2단계 주호흡기, 옥토퍼스(보조 호흡기), 잔압계, BCD 인플레이터 호스를 각각 연결한 후 손으로 당겨 빠지지 않는지 확인
- 호스가 꼬이거나 꺾이지 않도록 정리
- 옥토퍼스는 눈에 띄는 위치(노란색 클립 등)에 고정
- 잔압계는 왼쪽 허리 부근에 부착하거나 콘솔 포켓에 삽입
5단계 : 공기탱크 개방 및 테스트
- 탱크 밸브를 천천히 시계 반대방향으로 완전히 열기
- 공기 누설음이 나는지 확인
- 레귤레이터와 옥토퍼스를 각각 입에 물고 숨을 쉬어 공기 이상여부 테스트
- BCD 인플레이터 버튼을 눌러 공기 주입 및 배출 작동 확인
조립 시 주의사항 : 생명을 지키는 사전 점검 습관
스쿠버장비는 단순한 스포츠 장비가 아닌 수중 생존장치입니다. 조립 시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래의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.
호흡기 먼지캡은 물기 없이 보관
- 먼지캡은 1단계 내부로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
- 조립 전 반드시 닦아서 마른 상태인지 확인하고, 탱크에 연결 전에는 벗겨야 함
- 사용 후에는 다시 잘 닫아 보관할 것
탱크 밸브 개방은 천천히
- 공기를 급하게 열면 호흡기 내부에 무리가 생기고, 호스가 튈 수 있음
- 항상 천천히, 끝까지 열고 한 바퀴 반 다시 잠그는 습관을 들이기
잔압계 충격 주의
- 잔압계는 고압을 직접 받는 민감한 장비로, 떨어뜨리거나 세게 부딪히면 오작동 가능
- 다이빙 중 실시간으로 탱크 압력을 확인해야 하므로 항상 보호 케이스에 넣어 관리
웨이트는 조립 마지막에 착용
- 장비 조립 중 웨이트 착용은 허리 부담을 주거나 넘어질 위험
- 물에 들어가기 직전 착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
BCD와 인플레이터 호스 연결은 ‘딸깍’ 소리 확인
- 완전히 결합되지 않으면 다이빙 중 공기 주입이 안 되어 하강 불가 또는 비상 상승 불가 상태가 될 수 있음
장비 조립 후 최종 점검: Check Before Dive
모든 장비를 조립한 후에도 반드시 마지막 점검이 필요합니다. ‘BWRAF’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장비 점검 체크리스트로,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항목을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.
BWRAF 점검법
장비 착용 후 버디와 장비의 이상여부를 최종 점검하는 과정입니다.(이 과정은 자격증 단체마다 용어 및 과정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, 한 단체의 예시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.)
- B – BCD
→ 공기 주입, 배출이 원활한지, 릴리즈 벨트는 쉽게 풀리는지 확인 - W – Weights (웨이트)
→ 착용 위치와 무게 확인, 퀵릴리즈 작동 테스트 - R – Releases (버클 및 스트랩)
→ 어깨, 가슴, 허리 스트랩, 탱크스트랩이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 - A – Air (호흡기, 게이지)
→ 탱크 압력 확인 (200 bar 이상), 메인 호흡기 및 옥토퍼스 공기 흐름 확인, 공기탱크 개방여부 확인 - F – Final Check
→ 마스크, 핀, 스노클, 장갑 등 기타 장비 준비 완료 여부
→ 지퍼, 스트랩, 드라이슈트 밸브 확인
→ 파트너와 상호 확인 (버디 체크)
이 점검은 다이빙 전 마지막 방어선입니다. 1~2분의 점검이 생명을 지켜주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.
요약
스쿠버다이빙 장비의 조립과 준비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의식적인 행동입니다. 처음에는 조립 순서와 부품 이름이 낯설 수 있지만,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습니다.
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, 매번 완벽하게 조립하고 점검하는 습관입니다. 나 혼자만의 다이빙이 아니기 때문에, 내 장비 하나의 실수가 버디와 팀 전체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.
오늘 다이빙이 처음이든, 백 번째든, 항상 같은 마음으로 장비를 점검하세요. 안전한 다이빙은 철저한 준비에서 시작됩니다.